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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매너연구소24.08.28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이 민항기 부품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경쟁하던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두 회사가 주로 생산하는 부품은 항공기 날개와 문(도어) 그리고 동체 일부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날개 관련 부품이다. 날개 뼈대인 ‘윙립’과 날개 끝 수평 구조물인 ‘윙팁’, 날개 끝 수직 구조물인 ‘윙렛’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윙팁과 윙렛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날개의 길이를 늘이고 공기 저항력을 줄여 연료 효율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 생산한 대부분의 제품은 에어버스와 보잉에 납품 중이다.
KAI, 2030년까지 기체 부품으로 2조
국내에서 민항기 부품 사업 매출이 가장 큰 곳은 KAI다. KAI의 올 2분기 기체 부품 사업 매출은 23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4% 늘었다. KAI의 에어버스 관련 매출과 보잉 관련 매출이 각각 36.3%, 10.7% 증가하면서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엔데믹 이후 민항기 구매 시장이 살아나면서 부품 시장도 상승세를 탄 영향이다. 국내 생산 부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보잉·에어버스 날개 및 동체 부품뿐 아니라 소형 항공기 부품도 생산한다. KAI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20%(8059억원)를 차지한 이 사업 규모를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30%인 2조원 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AI는 최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부품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난 4월엔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 엠브라에르(Embraer)의 자회사 UAM 전문업체 이브(Eve)와 전기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 구조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KAI는 이브가 eVTOL 기종 생산을 종료 때까지 전기동력장치와 프로펠러 장착을 위한 구조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보잉 787, 대한항공 부품 달고 비행
대한항공도 민항기 제조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한다. 보잉이나 에어버스에 대한항공은 항공기를 구매하는 고객이자,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보잉 777-9 항공기 20대, 보잉 787-10 30대를 구매하기로 보잉과 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 외에도, 에어버스 A350 계열 항공기 33대, A321 NEO 50대 등을 도입해 2034년까지 최첨단 친환경 항공기를 203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대한항공에선 항공우주사업본부가 민항기 구조물을 만든다. 현재 보잉 787의 윙팁 등 핵심 구조물 5종을 납품 중이다. 누적 1200여 대의 보잉 787 항공기에 대한항공 구조물이 탑재됐다. 에어버스 항공기에도 대한항공이 제조한 부품이 들어간다. 지난 2010년 에어버스 A320의 윙렛 제작 업체로 선정된 이후 2020년엔 누적 3000대 납품 실적을 기록했다. A350 항공기에 장착되는 카고도어도 대한항공이 납품 중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5407억원, 2022년 대비 10% 증가했다. 최근엔 보잉과 4개 기종에 대한 기체 구조물 납품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는데 수주 금액만 약 9003억원에 달한다.
세계 민항기 시장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항공 산업 분석기관인 포케스트인터내셔널은 글로벌 민항기 시장 규모가 2023년 2294억(한화 315조원) 달러에서 2032년 3848억 달러(한화 509조원)로 연평균 5.9%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주문이 밀린 항공기 수주 잔고도 역대 최고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어버스의 수주잔고는 8598대, 보잉은 5626대에 달한다. KAI 관계자는 “수주 확대뿐 아니라 신규 항공기 개발 사업 등에도 적극 참여해 민수 기체 부품 사업을 키워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