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작게 많이” 삼성 “그럼 더 작게”… 10억분의 1m짜리 전쟁
     
  작성자 : 서비스매너연구소 (jhahn0317@hanmail.net)  
  작성일 : 2021/04/26 08:31  
  조회수 : 356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2위 업체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의 ‘나노(nano)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두 업체가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단위 미세 공정 시장 선점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기술 개발과 설비 확충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는 나노 단위인 회로의 선폭(線幅)이 좁을수록 저전력·고효율 칩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초미세 공정으로 불리는 7나노 이하 반도체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시장점유율과 미세 공정 기술에서 한 발 앞선 TSMC는 최신 기술인 5나노 공정 생산 능력을 대거 확충하기로 했다. 첨단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면서 삼성을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반면 5나노 공정 상용화에서 TSMC에 뒤졌던 삼성은 3나노 반도체를 TSMC보다 먼저 양산하는 전략으로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선두 굳히려는 TSMC, 역전 노리는 삼성

대만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지난 22일 “TSMC가 5나노 칩 생산량을 올 연말까지 전체 칩 생산량의 20%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올 초 5나노 공정 생산 라인에 투입되던 웨이퍼(반도체 원판) 규모를 기존 월 9만장에서 10만5000장으로 확대했는데, 최근 이를 15만장까지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4년까지 매달 16만장의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TSMC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올해 신규 투자 규모를 2조원 더 늘렸다. TSMC의 미국 설비 투자도 5나노 공정 확대가 핵심이다. 총 360억달러(약 40조원)를 들여 미국에 5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공장을 6곳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미 애리조나주 공장은 올해 하반기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4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아직 TSMC가 양산하지 못한 3나노 기술 개발을 최대한 앞당겨 초미세 공정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공장은 3나노 공정을 적용할 것이 유력하다. 3나노 공정은 삼성과 TSMC 모두 내년 상용화가 목표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양산에 성공하면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각각 56%와 16%로 격차가 크다. 하지만 트렌드포스는 “올해 10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의 비율이 6대4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체 시장점유율과 달리 초미세 공정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도 조정하고 있다. 10나노 이상 반도체는 외부에 맡기고 퀄컴·엔비디아 등 첨단 초미세 공정이 필요한 대형 고객사 주문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공정이 복잡하지 않은 이미지센서 제품은 이미 대만 UMC에 위탁 생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첨단 장비 확보

두 업체가 초미세 공정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기술을 가진 업체가 고가의 첨단 반도체를 독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PC용 CPU(중앙처리장치) 등은 주문 물량이 많은 데다 영업 이익률이 높아 파운드리 회사의 실적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초미세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이외에도 변수가 있다. 바로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첨단 EUV(극자외선) 장비이다. 반도체의 미세 회로 선폭을 구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회로에 패턴을 그리는 노광 공정이다. 특히 7나노 이하 공정이 가능한 EUV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하고 있다. 대당 2000억원 이상인 EUV 장비는, 물량이 많지 않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ASML 매출에서 TSMC를 비롯한 대만 기업 비중이 39%로 한국(31%)을 앞섰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한국 판매 비율이 44%로 대만(43%)을 역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직접 네덜란드를 찾아 ASML 본사를 방문하는 등 삼성전자가 장비 확보에 공을 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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