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고 입히고…부모가 일상을 버티기만 해도 애들은 성장”
     
  작성자 : 서비스매너연구소 (jhahn0317@hanmail.net)  
  작성일 : 2021/09/03 09:50  
  조회수 : 7  
     
  중앙일보가 ‘괜찮아, 부모상담소’를 엽니다. 밥 안 먹는 아이, 밤에 잠 안 자는 아이,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위해 ‘육아의 신’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가 유쾌, 상쾌, 통쾌한 부모 상담을 해드립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모든 게 내 탓 같았다. 어느 날 큰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의사인 엄마는 단박에 알아챘다. 틱 장애였다. 답답함이 몰려왔다. 왜 큰 아이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생각은 레지던트 1년 차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러고 보니 큰 아이를 임신했을 때, 먹고 잘 시간도 없이 살았다. ‘아, 내가 너무 굶었다, 임신 초기에 굶으면 뇌 발달에 안 좋은데….’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그러하듯, 신의진(57)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역시 아이의 '다름’을 발견한 순간 자신을 탓했다. 틱 장애는 도파민 시스템 이상이라는 의학지식은 알았지만, 내 자식의 이야기가 되니 다르게 느껴졌다. 아이를 알아야 했다. 그때부터 신 교수는 정신과 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괜찮아, 부모상담소’ 첫 촬영을 한 지난 7월 12일. 신 교수를 만났다. 두 아들의 엄마, 소아정신과 교수, 전직 국회의원…. 따라붙는 수식어는 많지만, 신 교수도 여느 대한민국 엄마처럼 두 아들을 낳으면서 삶이 크게 변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고) 저처럼 아이를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부모가 한둘이겠느냐”며 “부모님들이 너무 주관적으로 ‘우리 애만 왜 이럴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 나는 이 정도밖에 못 하는 부모일까’ 혹은 ‘우리 아이만 왜 말을 못하지’라고 여기기보다, ‘내가 지금 하는 육아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일 년 반 넘게 이어지면서 아이와 함께 진료실을 두드리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비대면 수업, 외출 제한처럼 아이들의 삶이 180도 달라졌고, 부모도 걱정과 불안,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코로나로 달라진 일상, 부모들이 이를 이겨낼 방법은 없을까. 신 교수는 딱 한 마디를 내놨다. “버티라.”

신 교수는 “이 땅에 많은 부모님이 지금 벼랑 끝에서 버티고 있다. 눈앞이 안 보일 때, 부모님들이 잘 버텨야 한다”고 했다. 억척 부모가 되란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그의 설명은 이렇다. “매일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고, 학교를 보내고, 숙제를 시키는 반복되는 순간들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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