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 팁

서비스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실시

에티켓 팁

김스낵·김칫국, 한글만 들어가면 완판”... K푸드에 취한 유럽

서비스매너연구소22.10.31

비빔밥, 김치 잇는 새로운 K푸드 대거 등장

담아 ‘기역이미음칩스’ 20억원 규모 가계약 체결

바이어들 “한글만 들어가면 없어서 못 판다”

파리 시내 한식 열풍…백화점 식품관 입점도


“김이 비스킷 역할을 하는군요. 짭짤하고 너무 맛있네요.”


1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노르빌뺑트 전시장에서 열린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SIAL 2022).


한국관 부스(전시 공간)를 찾은 프랑스 현지의 한 유통기업 바이어는 김 전문업체 ‘담아’가 조미김, 김자반 등과 함께 선보인 김스낵 제품 ‘기역이미음칩스’를 맛보고는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이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김을 간식으로 먹는 사람이 늘었는데, 그 수요에 딱 맞겠다”면서 불고기 맛은 어떻게 낸 것인지, 채식 식단에 맞는 제품인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유럽의 한 식품 유통 기업은 이날 담아와 약 20억원 규모 가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유럽 유통기업 바이어들이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 한국관을 둘러보고 있다. /배동주 기자

유럽 유통기업 바이어들이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 한국관을 둘러보고 있다. /배동주 기자

비빔밥, 김치 정도만을 찾던 K푸드 불모지 유럽이 한국 식품에 열광하고 있다.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김을 사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됐고, 식품 혁신 1번지로 불리는 SIAL 2022에서는 기역이미음칩스와 같은 ‘뉴 K푸드’가 대거 등장해 유럽 바이어의 발길을 잡았다.


기역이미음칩스는 전통식품 브랜딩으로 시작한 푸드스타트업 담아가 김의 세계화를 목표로 선보인 제품이다.


김이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선 반찬이 아니라 과자 등 간식으로 소비된다는 점에 착안해 김으로 속을 덮은 샌드형 김스낵을 만들었다. 불고기맛과 양파맛, 쯔란맛 등 5가지 제품을 갖췄다.


특히 김을 속 재료와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밀가루 대신 콩과 아몬드, 멸치 등으로 대체한 건강식이라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치즈 파우더가 들어가는 양파맛 제품을 제외하고는 불고기맛과 쯔란맛 모두 100% 식물성 제품인 것도 특징이다. 불고기 맛에는 대두 분말이 쓰였다.


이현준 담아 사업총괄대표는 “김 과자인 기역이미음칩스를 기획할 때부터 밀가루를 안 쓰고, 튀기는 대신 굽는 방식을 택했는데 김을 건강 간식으로 인식하는 유럽 시장에 운 좋게 통한 것 같다”면서 “새로운 김 제품을 찾으러 온 바이어와 가계약 외에도 추가적인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SIAL 2022)에서 담아 부스를 찾은 한 바이어가 김샌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배동주 기자

‘파리 국제식품박람회 2022′(SIAL 2022)에서 담아 부스를 찾은 한 바이어가 김샌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배동주 기자

국내 김치 제조업체 나리찬이 선보인 백김치 국물 음료 ‘김치미’에도 바이어들의 관심이 쏠렸다. 김치미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속 재료만을 제거한 제품으로 시큼하고 톡 쏘는 동치미 국물 맛 그대로였지만 ‘키트(kit)를 만들 수 있는지’ ‘출시는 언제인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프랑스의 주요 식품 유통 벤더 중 하나인 TWF의 토마스 랜슬롯 구매·납품담당 이사는 “가공식품 등 상품에 한글만 들어가면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프랑스는 물론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새롭고 좋은 한국 식품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식품의 인기는 숫자로도 증명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의 한국산 농식품 수입액은 4011만 달러(약 525억원)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프랑스의 한국산 농식품 수입액이 연평균 11% 증가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하정아 aT 파리지사장은 “과거 K팝이 인기였을 당시만 해도 일부 젊은 층의 선호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한국 식당을 찾고, 한국 식당에서 먹은 음식을 직접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구매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국 식품의 인기는 새로움을 넘어 독특함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SIAL 2022에서는 영농조합법인 황토나라가 출시한 양파즙으로도 관심이 쏠렸다.


신승호 황토나라 대표는 “일본에도 중국에도 없는 진짜 K푸드 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얻었다”면서 “셰프들도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전시장 밖에서도 한국 식품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프랑스인들은 한국 식재료를 파는 한인마트 앞에서 삼각김밥을 먹으며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 중 하나인 르봉 마르셰 백화점 식품관에는 꼬레(프랑스식 한국 표기)라 적힌 별도 식품 코너가 자리했다.


르봉 마르셰 식품관에 한국 식품을 공급하는 지주연 리앤코 대표는 “20여년 만에 식품관 개편을 진행했던 르봉 마르셰가 한국 식품을 넣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면서 “특히 올해는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베아슈베라는 백화점으로 한국 식품 공급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SIAL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27개 한국 업체가 참여했다. aT가 꾸린 한국관에만 103개 업체가 부스를 냈고, 43개 업체가 별도 부스를 구축했다. 라면과 김치, 만두는 물론 고추장, 된장 등 소스류 그리고 배와 버섯과 같은 농산물도 전시됐다.

검색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