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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중 앞니 깨졌는데…발뺌하던 대형병원의 망신

서비스매너연구소23.06.29

 국내 최고를 자부해온 한 대형병원이 진료 중 과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다 체면을 구겼다.

 

서울에 사는 A(12)군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 공깃돌을 가지고 놀다 삼키는 사고를 당해 아빠를 따라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A군은 환자들이 많아 대기하다 다음날 0시쯤 소아응급실에서 공깃돌을 빼내기 위한 수면 내시경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A군은 내시경을 마치고 응급실을 나오면서 아빠에게 앞니가 깨졌다고 말했고, 그의 아빠가 확인해보니 앞니 아랫부분이 조금 떨어져 나가고 금도 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A군 아빠는 소아응급실로 돌아가 아들의 상태를 보여주고 의사로부터 이가 파손됐음을 확인받은 후 다음 날 연락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귀가했다.

 

A군 가족을 화나게 만든 것은 이때부터다. 병원 측의 연락이 없어 A군 엄마가 병원에 전화하니 사실 확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기다리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A군은 다른 치과병원에서 손상된 치아의 치료를 받았다. 이후 병원은 이어진 전화 통화들에서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A군의 치아 손상 당일 의사의 사실 확인이 있었음에도 내시경실에 폐쇄회로(CC)TV가 없었다는 둥 계속 책임을 회피하며 시간을 끌었다고 한다. 병원은 A군 부모가 강력히 항의하자 내시경 중 치아 손상이 발생했음을 인정하지만 의료과실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이므로 의료적 과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료비로 50만원의 보상금을 제공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어서 A군 부모는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지루한 실랑이를 벌이던 병원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태도를 돌변했다.

 

병원은 진료 중 치아 손상이 발생했는데도 과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부분에 대한 문제를 인정했으며 환자 가족에게 확실한 사과와 보상금 지급을 약속했다. 담당 의료진이 직접 A군 부모를 만나 설명하겠다는 입장까지 보였으나 A군 부모가 병원 측의 극진한 사과를 받고 마무리 지었다.

 

A군 엄마는 "의료진도 최선을 다해주셨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는 걸 안다. 내시경을 신속하게 진행해 주셨지만, 치아 손상이 왔고 병원 측에서 그거에 대한 사과만 해주셨어도 그냥 넘어갔을 거다. 의료진 실수가 문제라기보다 병원의 고객 응대 프로세스가 문제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지적했다.

 

병원 관계자는 "너무 잘 못했다. 할 말이 없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번 일의 모든 과정을 잘 살펴서 직원들을 재교육하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A군 부모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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