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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가장 두려워한 김관진 "난 대한민국이 있어 행복하다"

서비스매너연구소24.02.28

"저런 눈뜬 소경들에게 안보를 맡기고 막대한 혈세를 섬겨 바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참 불쌍하다. 차라리 청각, 후각이 발달한 개에게 안보를 맡기는 것이 열 배는 더 낫다." 얼마 전 북한군 포사격 직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에 내놓은 원색적 비난 속에 ''가 등장한 걸 들으며 새삼 떠올린 인물이 있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74).

  

2013년 북한 대남선전 매체는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가면을 쓴 인형을 등장시켰다. 그리곤 북한 군견들이 으르렁거리며 달려들어 무자비하게 물어뜯게 했다. 이처럼 북한은 눈엣가시를 제거하는 해결사로 ''를 등장시키곤 했다. 북한이 얼마나 김관진을 무서워하고 껄끄러워했는지 알 수 있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북한의 도발은 끊이질 않는다. 최근 한 달 사이 다섯번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다. 서해 5도에선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선 북한제 무기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런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가장 두려워했던 김관진 전 장관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궁금했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무려 68개월 동안 무자비할 정도의 수사와 재판을 겪으면서 느낀 소회를 듣고 싶었다.

 

김 전 장관은 공직 재임 중에도 그랬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6일 특별사면 후에는 인터뷰와 강연 요청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쇄도하지만 사양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5월부터 (부위원장을) 맡은 국방혁신위원회 일이 너무 많고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찾아간 그의 사무실에는 이순진 국방혁신위 특별자문위원(69·전 합참의장)도 있었다, 투철한 애국심과 강한 리더십으로 '작은 거인'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화제는 AI(인공지능) 기술부터 드론에 이르기까지 넓고 깊었다. 김 전 장관은 장관 재임 중 '이 시간 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를 늘 고민하며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기 위해 집무실에 김정은과 북한군 수뇌부의 사진을 걸어두었다고 한다. 대신 이제 그의 사무실 벽에는 '국방혁신으로 과학기술 강군 육성'이란 휘호가 걸려 있었다. 세월이 지나도 영원한 군인이란 느낌이 들었다.

 

AI를 군의 정보참모 겸 작전참모로

추진 중인 '국방혁신 4.0'의 핵심 과제는 AI를 기반으로 한 과학 강군 육성이라는데, 쉽게 예를 들자면.

쉽게 말해 드론 로봇 군대를 만들고, 최전선에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거나 혹은 선제타격을 가할 때 AI가 어떤 탄약으로 어디에 어느 사거리의 탄약을 어느 정도 쏟아부으면 될지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말하자면, 정보참모와 작전참모의 역할을 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택시를 부르는 앱이라 생각하면 된다. 삼각지에서 상암동을 간다고 하면 먼저 앱을 열고 목적지 입력을 하면 주변에 있는 택시 중 가장 가까이 있는 적합한 택시가 매칭되고 자동결제가 이뤄지지 않느냐. 마찬가지로 적이 식별되면 아군의 대전차 미사일이나 드론의 위치를 실시간 체크해 바로 연결해 준다. 이 결정까지 기존 20분 걸리던 게 1분으로 단축된다.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의 군 체계가 완전히 달라지는 혁명이 이뤄진다.

 

금방 현실화될 수 있나. 그렇다면 북한군의 AI 수준은 어는 정도인가.

예전부터 과학기술강군 구호는 있었지만, 현재처럼 실질적으로 국방혁신을 추진한 적은 없었다. AI기반 과학기술강군 육성은 한 번에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계화하여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는 기반체계 구축과 각 군 시범부대를 운용중에 있다. 참고로 작년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실시한 아미타이거여단의 전투 모의실험 결과, 기존 부대보다 훨씬 더 강한 부대가 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북한군은 아직 드론을 제외하곤 현실적으로 AI를 활용할 여건은 안 된다고 본다. 다만 AI-드론-로봇이 결합하려면 인공위성이 필요한데 북한도 지난해 인공위성을 최초로 발사하면서 감시정찰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을 맡기면서 특별히 당부한 부분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국방혁신을 획기적으로 강화해달라, 그리고 4차 혁명의 시기에 부합하는 새로운 전쟁의 양상에 대비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소프트웨어가 6개월에서 1년이면 계속 업데이트되는 시대다. 군사무기체계가 우리의 경우 평균 14년이 걸리는데 이를 절반인 7년 안에 완성될 수 있도록 국방획득체계를 획기적으로 혁신해달라고 말씀하셨다. 박정희 대통령 이후 윤 대통령처럼 국방혁신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고 선두에서 이끌어가는 분은 없었다.

 

군의 첨단화도 좋지만, 군의 사기와 마음가짐도 문제 아닌가.

맞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해도 싸우겠다는, 승리하겠다는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어?" '우린 한미동맹이 있잖아'라 안심해버리면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은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군은 전투력 향상에 매진해야 한다. 드론과 AI가 있어도 그런 정신적 부분이 없으면 이기기 힘들다.

인구절벽 위기에 따른 병력 부족 현상도 국방혁신위 구성의 한 원인이 됐다. 그렇다면 저출산 고령화에 맞춰 실버 아미(55~75세의 재입대) 도입 혹은 모병제 구상은 어떤가.

인구절벽 문제에 따른 여러 리스크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구체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50~60대들은 위기 대응 능력이 상당히 체계적이다. 다만 상명하복, 동원체계 등 문제점도 있다. 또 모병제를 채택한 국가 중 전투능력이 뛰어난 국가가 거의 없다고 본다.

 

초급장교 복무여건 및 전술제대 지휘관(대대장~사단장)들의 지휘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임관 5년이 안 된 초급 간부들은 군 최전방 전력의 핵심이면서도 낮은 보수와 잦은 비상대기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다. 사관학교 생도들의 자퇴율도 증가하고 있고, 학군 사관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율도 급감하고 있다. 작년에 시간외근무수당 확대, 당직 근무비 인상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야전에서 전술제대 지휘관들이 전투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복무여건을 개선하는 것 또한 시급한 과제다. 신성한 국가방위 임무를 수행하는 지휘관들에게 국가가 오직 개인의 희생만을 더 이상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휴일없이 항상 대기하는 긴장감과 병력관리의 어려움, 전투준비를 위한 예산 부족 등 지휘관만의 고충과 애로사항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국민적 관심과 정치권의 지원이 절실하다.

 

총선 앞두고 북한 도발 가능성 크다

북한의 도발이 진짜 전쟁할 생각이 있어서인지, 아니면 한국을 교란하려는 의도인지.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 중 가장 결정적인 건 지도자의 성격이다. 얼마나 조급한가, 공격적인가에 따라 다르다. 전쟁을 결심해버리면 끝나는 것이다. 북한의 경우 내부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어 도발을 통해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측면이 있다. 다만 문제는 그 도발에 대응하고 응징하고, 또 거기에 도발하는 과정에서 전면전으로 갈 수도 있다. 그래서 전쟁이라는 것은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더군다나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어 강하게 도발하면 우리가 제대로 대응 못 할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북한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응징하지 못한다면 북한의 도발은 한층 더 심각해질 것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선거를 앞두고 남남 분열을 노린 도발을 했는데.

 

북한은 늘 선거에 개입해왔다. 뚜렷한 전략적 목적, 심리적 목적을 갖고 있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논리로 한국 내부의 갈등을 일으키려 했다. 이번 총선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북한은 우리가 도발 주체를 판단하여 즉각 대응하기 모호한 방법으로 도발할 것이다. 과거에는 북한이 도발하면 보수 정권에 더 유리했지만, 이제는 그런 도발을 통해 군의 국가안보 태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고 '전쟁이냐 평화냐'의 프레임으로 남남갈등을 조장할 것으로 보인다.

 

서해5도가 매우 불안하다고들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해양국경선'이란 단어도 썼는데.

북한은 전에부터 우리 북방한계선(NLL) 훨씬 남쪽으로 자기네들의 경계선을 주장해 왔다. 다만 해양국경선이란 단어를 쓴 건 처음인 것 같다. 우리는 서해5NLL1인치도 내줄 수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NLL에서 1mm라도 더 북한군이 넘어오면 우리 군이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매우 잘 대응하고 있다고 본다.

많은 군인들이 김 전 장관을 존경하고 따른다. 평소 '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침과대적(枕戈待敵)’의 자세를 부하들에게 강조했는데.

 

올바른 국가관, 대적관, 그리고 필승 군인정신의 신념화가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준비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아무리 전력이 잘 갖춰져 있어도 이를 실 전투력으로 승화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도 군에 성원과 신뢰를 보내줬으면 한다. 얼마 전 시민들이 휴가 나온 장병에게 식사와 커피값을 대신 내줬다는 기사를 봤다. 사실 군은 사기를 먹고 자라는 집단이다. 고개 숙인 군은 적과 싸워 이길 수 없다. 국민이 보내는 작은 응원이 초급간부를 비롯한 군 장병들에겐 기쁨과 자부심이 된다. 당연히 군은 확고한 국가방위로 이에 보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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