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과 스포츠 등 역사가 오래된 산업에서도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 선택 사항이 아닌 생존을 위해 도입해야 할 필수 사항이 된 것이다.

애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에서 “디지털 기술은 무한한 기회를 주고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 회사는 100년 된 회사다. 이런 회사에서도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AI로 인해 고객에게 개인화 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했다.

바스티안 CEO는 “매일 50만 명이 델타항공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거대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면서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1초 내에 고객이 원하는 답변을 주는 등 유의미한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델타항공이 세계 항공사 최초로 도입하고 있는 기내 초고속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그는 “여행할 때 부딪치는 다양한 문제들이 이러한 기술로 해결될 것”이라며 “보다 심리스한 방식으로 고객을 지원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했다.

변화가 어렵다고 여겨지는 스포츠 분야에서도 디지털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 크리스 마리낙 MLB 최고 운영 및 전략 책임자(COO, CSO)는 “역사가 오래돼 변화가 어렵다 생각됐던 MLB에서도 변화를 이끌기 위해 가장 먼저 팬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면서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어가야 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MLB는 경기가 더 역동적이면 좋겠다는 야구 팬들의 의견을 모아 지난해 피칭 타이머를 도입했다. 투수가 투구 폼을 잡은 뒤 지정된 시간 안에 공을 던져야 하는 새로운 규칙을 적용한 것이다. 베이스의 크기도 키워 도루가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한 이닝의 평균시장이 3분10초에서 2분40초로 줄이면서 경기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마리낙 COO는 “그 결과 팬들이 볼파크를 방문하는 수가 늘어나면서 30년 동안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MLB는 종이 티켓을 디지털 티켓으로 바꾸면서 고객 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마케팅을 이어가기도 한다. 앱을 통해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매점을 알려주고, 어떤 메뉴가 가장 인기 있는지 정보를 주기도 한다. 다음 시즌 부터는 홈런이 나오면 특정 구역의 관중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이벤트도 개최할 계획이다. 그는 “고객 경험이 높아지면서 (볼파크를 방문하는) 신규 고객의 연령대가 기존 45세에서 36.2세로 낮아지는 등 긍정적 측면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