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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한화 김동관도 반했다...재벌家 2·3세 꽂힌 ‘와인 사업’

서비스매너연구소23.05.28

 4900원 와인으로 대중화이끈 정용진... 3000억에 와이너리 인수

보틀벙커터뜨린 신동빈... 와이너리 인수도 물색

정지선, 유기농 와인으로 차별화... 김동관·김동선 한화 형제도 참전

와인시장 성숙기 돌입... ‘시장에서 기회 찾아야

 

재벌가 2·3세들이 와인 사업에 꽂혔다. 와인을 직수입·유통하는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해외 와이너리를 인수하는 등 해당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 모양새다.

 

김승연 한화(28,150100 -0.35%)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1,6332 0.12%)는 다음 달 1일 와인 자회사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하고 주류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말엔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 법인을 통해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세븐 스톤즈를 약 445억원에 인수하면서 와인 사업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세븐 스톤즈는 나파밸리 와인 가운데에도 최고급 컬트 와인으로 꼽힌다. 연간 만드는 와인 수가 3600~6000병에 그쳐 희소성도 높다.

 

두 회사는 각 사가 추진하는 프리미엄 리조트 사업(한화솔루션)과 백화점 사업(한화갤러리아)의 시너지를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협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계에서 와인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해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로 2008년 주류 수입·유통 자회사인 신세계엘앤비를 설립해 주류사업에 진출했다.

 

이마트와 편의점 이마트24, 슈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 6000여 곳에 와인을 공급하며 덩치를 키워 2018년 업계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특히 이마트(86,600600 -0.69%)를 통해 4900원짜리 도스코파스를 출시해 1년 만에 200만 병을 팔며 국내 와인 대중화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엘앤비의 지난해 매출액은 2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64억원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더해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를 3000억원에 인수해 고급 와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쉐이퍼 빈야드는 최고급 와인 힐사이드 셀렉트를 비롯한 5개의 럭셔리 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와이너리다. 이달에는 스타필드 하남에 400평 규모의 대형 주류 매장 와인클럽을 선보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와이너리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소비재 포럼 출장길에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등 직접 와이너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발표(IR) 자료를 통해 올해 중 국내외 와이너리 인수를 검토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롯데는 45년 역사를 지닌 국내 최장수 와인 브랜드 마주앙을 보유할 만큼 일찌감치 와인 사업을 시작했다. 2016년에는 신 회장 주도로 국산 포도로 만든 마주앙 시그니처 코리아 프리미엄을 출시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롯데마트를 통해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를 선보여 업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보틀벙커가 입점한 롯데마트 3곳의 월평균 매출 신장률은 500%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신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173,600600 -0.34%) 상무가 직접 보틀벙커를 찾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롯데백화점도 소믈리에를 영입해 상품 차별화에 나섰다.

 

 

정지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백화점(51,600100 -0.19%)그룹은 지난해 3월 와인 수입·유통사 비노에이치를 설립하고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그린푸드(13,600400 -2.86%) 외식사업부 수석 소믈리에 출신인 30대 송기범 대표를 수장으로 앉히고, 유기농·프리미엄 와인을 취급해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 현대백화점을 통해 와인 전문 매장 와인웍스를 확대하고 있다.

 

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제분 업체인 대한제분(140,1001,300 -0.92%)2008년 미국 오리건주에 와이너리 라 비블리오테카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계열사 DHF홀딩스를 통해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소터 빈야드가 보유한 노스 밸리 빈야즈 와인 사업부를 약 30억원에 인수하며 와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hy(구 한국야쿠르트)도 지난 4월 주류수입면허를 취득하고 와인 수입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프랑스 와인 수입 전문 업체 타이거인터내셔날을 세우고 라글리아, 파리바게뜨 등 자사 매장에 와인을 공급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2003년 동원와인플러스를 통해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김은자 대표가 사업을 맡고 있다.

 

재벌가 2·3세 오너들이 와인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은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와인 시장 규모는 약 2조원으로, 20198000억원과 비교해 2.5배 커졌다.

 

국내로 수입된 와인 규모는 201832000만 달러(4258억원)에서 202156000만 달러(7452억원)로 불었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성숙해지면서 돈 되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기업 브랜드 이미지 개선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케어링 등 명품 기업들은 와인 사업을 영위하며 명품을 소비하는 우수고객(VIP)을 끌어들이고 있다. 백화점,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유통사들이 와인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VIP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정조준하기 위해 와인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와인을 직접 셀렉션(선택)해 차별화하는 것이 타깃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와인 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주춤한 것을 위험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연도별 와인 수입액 성장률은 202027%, 202170%, 지난해 3.8%로 위축된 양상을 보였다. 실제 일부 와인 수입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정하봉 국제소믈리에협회 수석부회장은 “‘대중화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와인 문화가 일상화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최근의 추세는 성숙화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그동안 마트와 주류 전문점 등 오프(off) 시장(소매점) 중심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면, 앞으로는 온(on) 시장(레스토랑, 호텔)의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추세가 와인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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