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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만나지 않고 병 짚어내는 ‘AI 피부과 의사’

서비스매너연구소23.02.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대유행을 계기로 주목받은 원격의료가 피부질환 진단에서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텔레더마톨로지(원격피부질환진료)’로 불리는 새로운 분야로 자리 잡으며 의학계에서 관련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8일 구글 학술 정보 시스템인 구글스칼라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기간인 2021년부터 20232월 초까지 텔레더마톨로지를 언급한 논문은 3270여 편에 달한다. 201820203년간 텔레더마톨로지가 언급된 논문은 2690편임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유행 기간 관련 연구가 부쩍 늘어난 셈이다.

 

텔레더마톨로지 기술에 대한 연구가 늘어난 이유는 대면 진료가 중요한 피부질환 진단 분야가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로 대거 전환됐기 때문이다. 피부질환은 피부확대경 같은 장비를 사용해 의사가 직접 눈으로 병변을 살피면서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가 불가피해졌고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비대면 진료기술 발전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연구가 늘며 현재 AI의 피부 질환 진단 능력은 사람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마인츠대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유럽미용피부과학술지(JCD)’에 발표한 기존 연구들을 검토한 논문에 따르면 AI는 중증 피부질환인 흑색종 진단에서 피부과 전문의와 96.5% 일치하는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지난해 스웨덴 예테보리대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도 AI의 흑색종 진단 정확도는 전문의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지루성 각화증과 피부모반 질환 진단의 정확도도 각각 99.3%, 99.45%에 달했다. 마인츠대 연구팀은 AI가 다양한 피부질환을 진단하는 핵심 기술로 합성곱 신경망(CNN)이라는 독특한 알고리즘을 꼽았다. 이 알고리즘은 이미지의 복잡한 픽셀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세밀하게 추출 및 분석해 이미지를 식별하는 데 사용된다.

 

국내에서도 텔레더마톨로지 기술은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한주희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흑색종 확대경 이미지를 학습한 AI가 흑색종 진단을 위해 피부 조직을 떼어내기 가장 적합한 부위를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목을 끌었다.

  

나정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흔하게 발생하는 134개의 피부질환을 진단하는 AI2020년 개발했다. 진단이 어려운 피부암 진단에서 전문의가 이 프로그램을 참고해 질환을 진단했을 때 민감도가 기존 77.4%에서 86.8%로 유의미하게 높아지는 효과도 확인했다. 또 화상전문병원인 베스티안병원과 스타트업 파인헬스케어는 AI로 화상과 욕창을 진단하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병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AI를 사용한 피부질환 진단 기술은 현재 피부과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라며 코로나19 시기 이뤄진 연구 성과가 앞으로 임상 현장에 활발하게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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