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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이 노화까지 치료?.. 치열한 영생 묘약 개발 경쟁

서비스매너연구소23.03.30

늙은 세포 없애는 세놀리틱스부터 젊은 피 수혈까지

 

2000년 전 중국을 통일한 뒤 진시황(秦始皇)이 꿈꿨던 다음 목표는 영생이었습니다. 불로장생을 위한 불로초를 찾기 위해 수많은 신하들을 보냈고, 그 결과 한국과 일본 곳곳에 불로초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물론 진시황의 희망이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젊음을 갈망하고 죽음을 피하려 한 것은 진시황 만은 아닐 겁니다. 제한된 시간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숙명이라고 해야겠지요. 기원전 28세기, 그러니까 지금부터 반만년 전 우르크를 지배했던 길가메시왕의 일대기를 다룬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불로장생의 약이 등장할 정도니까 말입니다. 권력이나 돈을 가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쇠약해지는 몸과 죽음 뿐이겠이죠. 실제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부들도 바이오 기업을 직접 세우거나 의학연구재단에 거금을 지원하면서 불로장생의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아내 프리실라 첸,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등이 대표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성공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노화를 늦추고 더 오래 사는 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이뤄질 수 없는 꿈일까요. 현대 과학의 답은 그렇지 않다에 가깝습니다.

 

인류의 3분의 2는 노화로 사망

인류의 평균 수명은 1800년대 초반부터 매년 3개월씩 늘어왔습니다. 그 이전의 인류 역사에서 사람이 20대에 도달할 확률은 50% 정도였습니다. 전염병과 사고, 전쟁 등으로 일찍 죽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의학과 생명과학, 백신, 의료기기 등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류의 수명은 200년만에 40대에서 80대로 늘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세계인의 사망 원인 1위가 노화가 됐습니다. 미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고령화는 전세계 사망 원인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합니다. 매일 1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고령화로 사망합니다. 특정 질병을 떠올리며 갸웃거리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암, 심장병, 알츠하이머 같은 건강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노화입니다. 흡연, 운동부족, 식습관 등도 노화와 비교하면 별 것 아닌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고혈압이 있으면 심장마비 위험이 두 배로 높아집니다. 하지만 80세의 심장마비 발병 위험은 40세의 10배입니다. 노화 자체가 바로 가장 큰 위험이라는 것이죠.

 

'노화는 치료 가능한 질병주장

과거 과학자들은 노화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이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학설은 1980년대 초중반에 나왔습니다. 엘리자베스 블랙번 UC샌프란시스코 교수는 1982~1982년 염색체의 끝 부분에서 염색체를 보호하는 텔로미어(telomere)’가 노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세포가 유전자를 복제해 물려주는 과정에서 텔로미어가 조금씩 짧아지는데, 이 텔로미어가 닳아버리면 염색체는 안정성이 파괴돼 제대로 복제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 결과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세포가 제 기능을 잃고 장기 손상과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의학계와 생물학계에서는 텔로미어를 분자시계또는 노화시계라고 부릅니다. 블랙번 교수는 이 연구로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노화 연구는 텔로미어 손상을 막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텔로미어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나 동물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은데도 노화가 일어나지 않거나, 반대로 돌연변이가 없는데도 노화가 일어나는 경우도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노화 연구의 전환점은 2015년 찾아왔습니다. 당시까지 노화를 늦춰주는 약또는 화장품은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노화 치료제라는 표현은 없었습니다. 노화는 당연히 일어나는 현상일 뿐, 질병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과대 연구팀은 이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이들은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노화 치료에 사용하겠다며 미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을 신청했습니다. 메트포르민을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다른 당뇨병 치료제 투여 환자들보다 오래 삽니다. 연구팀은 이게 당뇨병 치료 때문이 아니라 메트포르민에 생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실제로 실험을 반복한 결과 메트포르민은 암 발생 위협을 낮추고, 인지 저하와 알츠하이머를 막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원리만 명확하게 밝혀 낸다면 메트포르민이 노화 치료제허가를 받고, 노화가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메트포르민의 가격은 한 알당 100원 정도입니다. 불로장생의 약이 거부들의 전유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올해가 노화 정복 원년 될 수도

기술전문 매체 와이어드는 최근 “2023년에 노화 정복에 대한 아이디어가 사람에게서 입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바이오 생명공학 기업과 연구소들이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노화 치료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겁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 몸에 축적되는 노화 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인 세놀리틱스(senolytics)’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노화 세포들이 암을 유발하고 신경 퇴화에도 관여한다고 봅니다. 이를 제거하면 노화 과정이 느려지고 역전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2018년 연구에서 쥐에게 암 치료제인 다사티닙과 과일·채소에 많은 케르세틴을 조합한 세놀리틱 칵테일을 투여하자 쥐가 더 오래 살면서 질병 위험도 낮아졌습니다. 심지어 운동 능력도 대조군 보다 더 뛰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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