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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말과 행동이 다른 까닭

서비스매너연구소23.03.30

코로나 방역에 반대한 백지(白紙)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을 보면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다르다. 지난달 26일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중국 정부는 3일 뒤 적대 세력을 단호하게 타격한다는 강경 대응 메시지를 밝혔다. 그러나 행동은 반대였다. 메시지가 공개된 당일과 이튿날 정저우·광저우의 봉쇄가 해제됐고, 이후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전국에서 방역 완화 정책이 시행됐다. 시위 열흘 만인 지난 7일에는 사실상 제로 코로나폐지를 의미하는 방역 완화 조치 10가지가 나왔다. 시위대는 정부의 엇갈린 말과 행동으로 혼선을 겪다가 거리로 다시 나올 동력을 잃었다.

 

중국의 말과 행동의 이원화는 전략적이다. 말로는 강경한 입장을 못 박고, 행동으론 실용적인 선에서 타협하면서 협상 우위를 점한다. 이 때문에 중국을 상대하는 국가·기업·개인은 상대의 주먹이 어디서 날아올지 몰라 불안해하면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도 말과 행동이 달랐던 적이 많다. 중국은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존재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인들도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매체에서 한국 콘텐츠가 사라진 것을 인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다 지난달 22일 우리 대통령실은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한국 영화 서비스가 재개됐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서도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일관되게 말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 도발로 수차례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해 추가 대북 제재는 물론이고 규탄 성명도 채택되지 못하게 했다.

 

중국의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르니 해독(解讀)이 중요하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평범한 시민들도 당과 정부의 지침, 정치인들의 동향을 뜯어보고 상부의 의중을 유추한다. 중국에서 일하는 외신 기자들은 국영 CCTV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방 정상과 만났다는 소식이 나오면 영미권 뉴스부터 찾아본다. 양쪽 보도를 대조해 중국이 강조하거나 숨기는 메시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도 중국은 고도로 암호화된 나라로 통한다.

 

우리는 중국의 대북·대미 정책, 반도체 전략, 경제 조치 등 우리 국익과 직결된 사안에서 중국의 말과 행동을 분리해서 분석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중국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중국의 실제 움직임이 어디로 향하는지 추적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달 28일 베이징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당도 경제가 최악이라 방역 완화를 원하는 것 같다면서 체제 비판만 하지 않으면 오늘의 시위가 방역 완화를 앞당길 명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란 나라를 상대할 때 해독 능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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